시가 대체 뭔데

by 길잃은 바다거북

시가 대체 뭔데
배울수록 점점 더 알 수 없게 됐다

배울수록 시는
댐과 같았다
채 다 꺼내지 못한 이야기를
꼭꼭 품고 닫아둔 생에
터지기 직전 수문을 방류하는 것 같았다

방류하는 건 좋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한다
“물은 흐르되, 물살은 담지 말라”

하고픈 말은 쓰되
감정은 너무 담지 말라

내가 무슨 금 간 벽에서
찔끔찔끔 물 새는 도 아니고
금은 틔워놓고, 터지지 말라니
그럼 난 어디로 흘려야 하지

사람이 쓰고 사람이 뱉은 건데
어떻게 감정을 안 담아?
그게 뭐, 기계야?

안 담아 쓰는 법을 알려줘
수문 방류하는 법도 가르쳤으니
물살도 흘리지 않을 법도 알려줘

그런 게 시라면

시는 안 배우고
모르던 쪽이 나았을지도 몰라

구조 준비할 테니
내 물살에 같이 휩쓸려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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