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내는 법

잔소리

by 길잃은 바다거북

차 조심, 사람 조심,

조심조심…

끝없이 반복되는 잔소리는

무의식 속에 스며들어

몸이 먼저 반응하게 되는 주문이 된다.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에,

억지로 문신처럼 새겨놓은 주문이었는지도 몰라.


어떤 건 네 팔에,

어떤 건 네 입에,

어떤 건 네 다리에—

널 붙잡아 세우기 위해

구지구지 새겨넣었다.


그 말들은 다리가 되어

내가 닿지 못한 위험과 아픔이

너에게 몰려왔을 때,

그 다리 끝에서

내가 거기 있음을

조용히 알려주었다.


왜 그런 것 밖에 해주지 못했을까.

새겨줄 것이 아니라,

곁에 머물렀어야 했나 보다.


결국 너에게 다 새겨넣지 못한 말들은

내 심장에 고이 맺혔다.

끝내 내뱉지 못한 말 한 줄,

심장과 목 사이 어딘가에

가시처럼 박혀

입안에 비릿하고 서늘한 피맛이 돈다.


새겨진 말들을 찬찬히 되뇌며

빈 공간 없이 가득 메운 그것들로

나는 쉰 해를 거뜬히 살아냈다.


더 새길 곳도,

새겨줄 이도 없는 지금—

남은 쉰 해는

무엇으로 살아내야 할까.


아마 나는,

누군가에게 새기며

남은 시간을 살아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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