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선 문장들

by 길잃은 바다거북

입으로 말하는 건
“내 미숙함을 봐주세요”라며
아무 준비 없이 입을 벌려
지저분한 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말은 늘 어딘가 부끄러웠다.

그에 비해, 글은
내 옷매무새를 다듬고
거울 앞에 서서 숨을 고르는 일.
데이트 10분 전,
설렘과 조심스러움 사이에 있는 그 순간처럼.

나는 아직 서툴고 부족하지만,
그래서 글을 쓴다.
말로는 어지럽게 흘러가는 마음을
조금씩 정리하고, 다듬고,
나조차 몰랐던 내 안의 얼굴을 마주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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