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품은 자리, 반드시 피워낼 생

by 길잃은 바다거북

숲이 있었다

다 베어지고

숲이라 부를 수 없게

황량하기만 한 그 자리에서


싹을 틔우겠다

애쓰는 모습이

어찌 어여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때로는,

나도 크지 못한 주제에

발아래 작은 꽃을 보고


그쪽으로 뿌리조차 내리지 않은

그 미련스러운 친절에

어찌 사랑스럽다 말하지 않겠는가


숲은 그랬다

모든 걸 다 빼앗겨도

꾸역꾸역 살아냈다


부질없다 느낄 법도 한데

다시금 청량하게

뭐든 피워냈다


싱그럽게 피워낼 생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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