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문
우리 집 생일 미역국엔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마늘이 들어가야 맛있는 건 안다.
엄마가 외증조할머니께 그렇게 배우셨다.
생일상에 올라가는 생선은 머리를 따면 안 되고,
제사 나물엔 마늘과 고춧가루가 들어가면 안 되고,
생일 미역국에도 마늘이 들어가면 안 됐다.
그 모든 건, 사실 증조할머니의 딸인 외할머니가
손자인 엄마를 두고 일찍 떠나셨기에—
딸이 손주 생일 축하하러 보러 왔다가
마늘에 놀라지 말라는 배려가 아니었을까.
무슨 의미였는지 이제는 알 길이 없지만,
그냥 전승된 손맛을 익숙하게 먹는다.
생일 아닌 미역국엔 마늘 넣어 먹으면 되고,
생일 미역국에만 안 넣으면 되니까.
그렇게 전승된 걸 지키며 적당히 타협한다.
엄마에게 그렇게 배웠다.
빨간 콩나물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명절 콩나물은 꼭 두 가지였다.
제사상에 오를 하얀 콩나물,
내가 좋아하는 빨간 콩나물.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
엄마가 딸을 위하는 방식이었다.
모든 음식의 간 맞추는 법,
넣는 재료 하나하나까지
모두 전승된 것이다.
이건 내게 새겨진
가문의 명패나 다름없다.
비록 국가와 나라는
나의 가문을 ‘친가’로 한정했지만,
나는 이름엔 친가를 새기고
생활에는 외가를 새겼다.
나도 이 방식을 고집하다 보면
언젠가 누군가에게,
자연스레 전승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