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는 시간
네 아픔이 해뜨기 전 비친,
어스름한 달이길.
흔적만이 남아 —
‘여기, 달이 있었소’ 말할 수 있는
그런 찰나의 시간이길.
너무 환하기만 하면 눈부시니,
잠시, 달을 품을 수 있는 당신이길.
이 말들이 언젠가 너희에게 닿았으면 좋겠어.
어두운 시간을 지나고 있을 때,
너희의 아픔이 쉽게 잊히거나
환한 낮으로 덮이지 않기를 바란다.
그 순간 그대로도 괜찮았다는 걸 알 수 있기를.
잠깐이라도,
어스름한 달빛 속에서
스스로를 놓아줄 수 있는 시간이길.
그리고 그런 시간을
품을 수 있는 ‘당신’이길.
그런 당신을 바로 마주하고,
나는 당신이 어여뻤음을 실감합니다.
홀로 빛나는 태양도 좋지만,
함께 있으면서 빛내는 법을 배운 달도 어여쁘지 않나요?
동그랗고 반듯한 보름달도,
절반 뚝 잘려버린 반달도,
누가 와삭 베어 먹어버린 초승달도,
전부 빛날 줄 알아요.
네가 아무리 어두운 시간 속에 살고 있어도 빛날 수 있을 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