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사투리 중에, 누군가를 붙잡아 뜯었다는 말과 붙잡아 혼을 냈다는 말이 있어.
"찝어뜯긴다"는 말.
의미만 보면 조금도 귀엽지 않은데, 그 말이 들릴 것 같은 억양과 말투는 어쩐지 사랑스럽게 느껴졌어.
또 "칼칼이 씻는다"는 말도 있어.
그저 구석구석 깨끗이 씻는다는 뜻일 뿐인데,
서울에서 온 친구는 "매콤하게 씻는 거야?" 하고 물었지.
그 말투가 얼마나 귀엽고 웃음을 짓게 만들던지.
아마 그 모든 게 사랑스럽게 보였던 건,
내가 그들을 사랑스럽게 봤기 때문이겠지.
생각해 보면 세상의 모든 것을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면,
이 세상도 참 예쁘고 따뜻하게 보이지 않을까?
들리기만 해도 뭔가 몽글몽글 차 오르는 기분 좋은 단어들이 있고 나에겐 그런 단어가 담긴 단어장이 있다
의미는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왜 인지 모르게 행복해지는 단어들
'곰살맞다'
'찬연하다'
'익살스럽다'
'숭악하다'
저 모든 단어 들은 내가 경험한 상황이 따스했으리라
저 단어 만들어도 생각나는 장면이 자 과거가 날 따뜻하게 만든다
‘특히 숭악하다’는 말은, 예전에 어느 할머니가 사고 치고 눈치를 보는 강아지를 보며 툭 내뱉은 말이 떠오른다. “숭악시러븐 것.” 핀잔 섞인 그 말 끝에선 정이 묻어 있었고, 할머니는 투박한 손길로 강아지 머리를 연신 쓰다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