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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은별 May 18. 2018

포르투에 왔으니 포트와인


포르투에 왔으니 오늘도 마셔야 한다.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포르투는 너무 맑아서 매일매일 기분이 좋아지는 도시였다. 친절한 사람들의 얼굴이 돌아온 지 꽤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계속 떠오른다

 

포트와인의 왕국 포르투에 왔으니 당연히 포트와인을 마셔야 한다. 포트와인은 발효 중인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한 포루투갈의 주정강화 와인이다. 그래서 첫 번째로 포트와인과 포르투의 전통음식을 먹기로 했다. 


casa de pasto o golfinho


프랑세지냐를 시키기 전 포트와인 한모금


프랑세지냐는 포르투에서 시작된 음식으로 기본적으로 샌드위치의 변형된 모습이지만 치즈 옷을 입히고 안에는 햄과 하몽, 소시지, 스테이크, 패티 등 여러 종류의 고기가 겹겹이 쌓인 채 만들어진다. 내장파괴의 맛이다. 곁들여 나온 감자튀김은 소스에 찍어 먹어야 제맛인데 소스는 토마토와 맥주로 만든다고 한다. 프랑세지냐 한입을 먹으면 조금은 입을 헹구고 싶은 마음에 자연스럽게 포트와인을 마시게 된다,


사실 이렇게 강하고 금방이라도 살찔 것 같은 맛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한국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이 맛이 생각나곤 한다. (우리는 프랑세지냐와 더불어 다양한 음식을 시켰다. 밥에는 간이 되어있어 약간 짠맛이 난다.) 


 

프랑세지냐를 든든히 먹고 포트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에 갔다. 포르투는 도루우강과 바다가 만나는 항구도시로 포르투갈의 제2의 도시이다. 강을 따라 노천카페나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도우루강을 사이에 두고 히베이라 광장 맞은편에 다양한 와이너리가 있었지만 그중에 칼렘(CALEM)이라는 곳에 갔다. 입장료를 내면 영어, 스페인, 불어 등 다양한 언어로 투어를 진행하는데 사실 시간대가 맞지 않아서 불어 투어를 들었다. 그냥 내부만 볼 예정이었기에 - 그리고 몰래 빠져나가려다가 가이드 아저씨께 혼나서 알아들을 수 없는 불어 투어를 프랑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한 후 시음을 진행했다. 


 

포트와인에는 화이트 포트, 루비 포트, 토니 포트, 빈티지 포트 중 4가지 종류가 있는데 1945년과 1994년이 최고의 빈티지라고 한다. 빈티지 포트는 품질에 따라 15-30년 정도가 적기인데 약간 위스키가 비슷한 것 같다. 

 

사실 한국에서 마신 포트와인은 종류가 몇 개밖에 없어서 그냥 신기하다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여기서 마신 포트와인은 정말 맛있다 라는 감탄이 나온다.  


포르투에서 매일매일 즐겁게 마시는 삶이 참 좋았다. 청명한 하늘이 계속되었고 아직 개발이 덜 되어 그런지 사람들도 너무 순박하고 친절했다. 와이너리 투어를 끝내고 작은 포트와인을 한 병 샀다.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날이 좋은 날 친구들과 함께 마시기 위해- 


그리고 그날 본 야경은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엽서의 한장면을 보는 듯했다.
 

포르투에 왔으니 오늘도 역시 마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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