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그림자 춤을 추고 있을 동안에

by 홍진호 Hong Jinho


네가 말했지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예쁜 달을

볼 수 있는 곳에 있다고


말이 되냐고

코웃음 쳤던,

난 정말 바보였나 봐


왜 이제야 알았을까

나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예쁜 너를

볼 수 있는 곳에 있단 걸


가을을 보내며,

바닥을 가득 채운 낙엽을 밟으며,

우리가 함께 했던 그 계절을 마저 삼키며


사진 속에 점점 흐릿해져 가는 너를

다시 선명하게 볼 수 있기를

방법을 찾아 헤매고, 간절히 빌었던


달이 그림자 춤을 추고 있을 동안에

시간은 가고,

볼품 없어진 나는

사진을 상자에 넣고

묻었어.

흙 속에, 저 깊은 곳에

묻어 버렸지


온데간데 사라진 상자를 찾아

다시 열었을 때

사진만 쏙 사라졌네

이제 내 가슴에도

너만 쏙 사라졌네


네가 말했던,

우리가 지금 세상에서 가장 예쁜 달을

함께 볼 수 있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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