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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재 Jul 04. 2023

장마, 근황

갑자기 사방이 회갈색으로 변했어요

그리곤 하늘이 녹아 내리는 걸 봤어요

벌판에서 고스란히 그 하늘을 맞았죠


아팠어요


피할 곳이 없어 더 아팠어요

앞이 안 보여 더 더 아팠어요

아파서

사라진 나를 희망했어요


희망은 좋은 말이잖아요

희망이 사라지느니

사라진 나를 희망하자고 마음 먹었어요


하늘 한 조각을 맞으면

나도 한 조각 떨어져 나갔죠

결국 그렇게 사라질


오래도록 하늘은 녹아내릴테고

아마 오래도록 아파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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