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송이가 부지런히
창밖의 허공을 매우고
과거에 다운 받은 곡들로
창 안쪽을 채운다
텅빈 흑백 사진 같은
그런 것들을 들으며
고독에 이름 붙이는 놀이를 한다
외자 이름은 외로우니
Bibi, Cici, Didi…
오독을 반복하는 고독의 악보
끝을 알 수 없는 변주
빈병처럼 쌓여가고
거미의 묵묵한
노동처럼
시간이
가슴에
슬픔을 한 올 한 올
짜기 시작하면
창가에 서
다리를 건너
뿌옇게 멀어지는
차들의
고단함을
생각한다
고단하게 반복되는
남루한 텍스트
변주는 끝을 향해 가속하고
곤궁한 해석은 여전히 불가피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