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여백
오늘 난 스스로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기로 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계속 운동을 하는 것처럼 숨이 헐떡이고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집에 있어도 밖에 나가 산책을 해도 답답하고 갑갑했다.
그래서 난 멀리 떠나기로 했다.
아무 목적 없이 제주도를 당일 예약하고 이른 새벽 일어나 가방하나에 짐을 챙겨 공항으로 왔다.
비행기를 기다리며 창가자리에 앉아 멍하니 비가 오는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뭘 하는 게 얼마만인가.. 생각이 들었다.
멍하고 살짝 노곤하고 적당히 시원한 공기에 기분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꼈다.
별거 아닌 것에 불행하고
별거 아닌 것에 행복함을 느낀다.
…
비행기에 창가자리에 착석하고 이륙했다.
먹구름이 흰구름으로 변하고 바깥세상은 환하게 변했다.
바다와 하늘이 나란히 있는 공간에서
어디서 하늘인지 어디가 바다인지 잠시
헷갈릴 정도로 마치 우주 위에서 바라보는 지구처럼 보였다.
만지지 못하는 풍경을 보니 뭉클하면서 나 자신도 한심하게 느껴졌다.
머가 그렇게 불만이었을까.
머가 그렇게 화가 났을까.
아무것도 아닌데.
나 스스로가 상처를 주고 있었을까.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풍경들을 보면서
언제나 그곳에 있던 내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