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지 않는 폭력
얼마 전 등산을 했다.
산 길을 올라가면서 보이는 광경은 예전에 내가 다니던 길이 아니었다.
포클레인이 지나간 자리로 나무들의 뿌리는 잘려나가 있었고 앞을 방해하는 나뭇가지는 부러지고 나무몸통은 찢겨 있었다.
왜 그런가 계속 포클레인 바퀴자국을 따라가 올라가 보니
등산로 재조성을 위해 공사 중이었다.
계단을 만들 나무데크들이 쭈욱 깔려있는 모습이 잔인하게 느껴졌다.
산에 입장에서는 사람의 편의를 위해서 잘리지 않았어도 되는 나무들이 잘리고 죽어서 사람들이 편하게 등산할 수 있는 계단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머라고 그 산을 훼손시키고 파괴할 수 있을까
정상으로 올라가면서 죄책감이 깊어졌다.
내가 한 짓이 아니지만 말 없는 자연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결국 나도 침묵할 거고 계단이 완성되면 그 나무데크를 밟고 등산할 것을 알고 있기에..
반성 없는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중성을 느끼며 그날 하루를 괴로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