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은 친정어머니의 손 맛을 감칠맛 나게 썼으며, 어느 분은 장모님의 솜씨를 먹음직스럽게 풀어놓았다.
작품들을 읽으며 내게는 어떤 추억담이 있었나, 하며 기억창고를 뒤져본다. 기억될만한 음식은 친정 엄마표 추어탕이 있다. 레시피를 다 기억하지 못하겠다. 살아있는 미꾸라지부터 재료다듬기까지 복잡하다. 나중에 다시 정리해 봐야겠다.
친정어머니의 손 맛은 딸에게 알게 모르게 전수된다고 하지만 내게 전 수 된 것은 손맛이 아닌 가리지 않고 잘 먹는, 까탈스럽지 않은 입맛이 장점이라면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내 아이도 그렇게 성장했다. 아니 그렇게 자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음이 옳다. 정말이지 솜씨라고 내세울 것이 없기에.
서두가 길어지고 있다.
본론은 아들이 군대 가서 첫 휴가를 나온 그 날로 돌아가야 한다. 아들은 84년생이다. 너무 오래 된 묵은 김치 같은 일이지만 이곳에 올려 본다.
아이가 하나라고 별스럽게 보호하거나 내 새끼 내 새끼, 하며 끼고돌지 않았다. 아마 아이가 열이라 해도 열을 하나처럼, 하나를 열처럼 키우며 그렇게 살아냈을 것 같다.
그렇다. 첫 휴가를 나온 아이에게 어떤 음식을 해줄까, 고민을 안 할 수 없다. 하지만 어미의 뻔한 솜씨로는 요리라고 해봐야 특별할 것이 없었다. 아이가 좋아했던 잡채와 주문해온 회, 피자. 그리고 어느 집이나 하는 고기 굽기 정도가 최선이며 최고의 밥상이다. 그리고 김치찌개.
아들이 찌개를 떠먹더니 하는 말, " 엄마, 우리 부대의 김치찌개 맛과 엄마가 끓인 맛이 똑같아. 어쩜 이렇게 같을 수 있을까, 신기해하면서 부대에서도 잘 먹고 있다"고.
남편은 아들의 말에 ' 푸 하하하"
나 또한 웃음이 나왔지만 어떤 말로 이 상황을 마무리해야 할지....
" 에구, 내가 나라를 지키는 그 많은 젊은이들의 입맛을 꿰차고 있었다니. 엄마의 손 맛이 어느 유명 요리사보다 낫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