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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Nov 29. 2019

번짐

이 책 저 책 뒤적이다 날은 새고

등허리 시큰하여 장판 불 올린다

밤새 책 안의 스승과 더불었지만

유유한 맑은기운 따라 닿지 못하네


뜨끈해진 허리 일으켜 물을 끓이고

티백을 우려내니 풀향이 풀나풀

작은 봉다리 고슬고슬 모아진

찌거나 덖음으로 지난했던 수고로움


여린 잎들  풀어지며 본래 자리 찾고

옥색눈물 같은 물빛탁한 눈 아져

져며들며 덥혀지는 오묘한 짐이여

 글을 모아모아 찌고 덖고 포장한들

티백 한 봉다리 향에 미칠수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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