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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눈물 사이
조심조심
by
이영희
Jun 6. 2020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 함민복
뜨겁고 깊고
단호하게
순간순간을 사랑하며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바로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데
현실을 딴 전
딴 전이 있어
세상이 윤활히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초승달로 눈물을 끊어보기도 하지만
늘 딴전이어서
죽음이 뒤에서 나를 몰고 가는가
죽음이 앞에서 나를 잡아당기고 있는가
그래도 세계는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단호하고 깊고
뜨겁게 나를 낳아주고 있으니
조심조심
- 잠자는 물고기
반짝거리며 맞이하는 날이 있고
시든 채소처럼 시작하는 하루도 있다
세상인심이란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따라오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따라온다고 하네
반짝인다고 한껏 기분을 휘날릴 수 없듯이
침침하다고 종일 우울하게 뒹굴 수 없는
헛간 같은 마음에도 틈새는 있어 가늘지만
한줄기 햇살
이 가슴 저 밑을 관통한다
흐리고 엷은 빛을 조심조심 확장시켜본다
사진에서 그림으로(파스텔)
keyword
심리
현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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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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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림을 즐깁니다. 수필집 <자궁아, 미안해> 2022년 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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