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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치기

by 이영희

손톱을 깎고

발톱을 깎고


더는 자라지 않는 키

그런데 너희는 어찌하여

자꾸만 자라느냐

어디까지

닿고 싶은 게냐



다소곳이 고개 숙여

열개의 손톱이

자라는 동안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작은

선행, 사랑을 실천했는지

더하여 열개의 발톱을 다듬으며

발길 닿는 곳마다 사람들에게

밝은 미소 주고 있는지


삿된 기운

거북한 욕망

똑똑 딱딱

가지치기했

.

.


파스텔&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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