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타고 있나요

by 이영희

산책길에서 만나는 유모차.

가까이 가야만 보인다.

귀여운 아기가 그 안에 앉아 있기도 하지만

사람처럼 머리를 쫑쫑 묶은 시츄나 말티즈.

꽃분홍과 연보라색으로 알록달록 물들인

앙증맞은 강아지들이 타고 있다.

돌돌 굴려가는 유모차를 타고 가는 것이

당연한 듯, 얌전히 앉아 이쪽저쪽을 두리번댄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가수 안치환이

거친 목울대로 외쳤던 노랫말이 입가에 맴돈다.

그러나 언제부턴지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믿을만한

세상으로 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 본 사람들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노랫말은 우렁우렁 잎들이 자라듯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그대)을 사랑하면

누가 뭐래도 차오르는 슬픔이나우울을

극복할 수 있다고.


아기를 낳지 않고 자기 앞의 인생을 충만하게

즐기는 욜로족.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만의 인생관에 함부로

이러쿵저러쿵 잣대를 댈 수 없다. 오죽하면,

오죽하면 이런 시대가 도래했을까, 며 생각을 돌린다.


그들이 말을 못 할 뿐,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주인을 믿고 따르지만,

이면에 감춰진 인간의 이기적인 언행을 보고

느끼며 다 듣고 있다.

그런식으로 살지 말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하고

캥캥 그렇게 메아리로만 짖어댈 뿐

결코 말이나 글로 엮어내지 않으니

어쨋든 유모차 안의 반려견들은

대접받을만하다.... ....


파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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