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이 오늘

by 이영희

새벽이 늙으면 밤이 되는건지

밤이 늙어 새벽이 되는 것인지


때로는 여름이 겨울보다 춥고

겨울이 여름보다 화끈거리네


괜찮은 미래의 어디쯤을 향해

화염병에 최류탄에 눈물 콧물

이렇게 못산다 고함 질러댔던


훗날의 오늘이 밝아졌나 했더니

사방천지 마스크로 입이 닫히고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살거라네


누군가 역사를 春秋라고 했었지

색고운 낙엽 주어들어 살펴보니

작은 잎새에도 긁히고 찟긴자국


아, 대한민국 춘추는 누가 적고 있나

욕하면서 닮는다는 역사의 수레바퀴

돌고 돌아온 오늘이 다시 훗날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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