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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눈물 사이
달에서 온 편지
by
이영희
Sep 30. 2023
한가위에
당신들이 그곳에서 노랗고 둥근
나를
보둣
나는 크고 멋진 지구를 봅니다
여기는 꽃, 새, 나무
와 물도
공기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당신들은 나를
정성 들
여 어여삐 여깁니다
여기서 보는 푸른 달은
상상이상으로
크고 아름답게 둥실 떠 있는데
.
.
생명체라곤 하나 없는 내게
정화수
떠 놓고 빌기도 합니다
이곳의 나는
푸른 달을 보고 소원합니다
당신을
닮고 싶다고
물론 그 속의 추저분한
인간들이 아닌
여린 풀꽃과 아주 작은
연못 하나라도 갖게 해달라고
당신들이 한가위 날,
삭막한 나를 보며 정녕
더 무엇을
갈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보다 가진 것이 무진장한
푸른 달님
속 인간 들이여
제발
같잖은 욕심들 내려놓
기
를
.
.
.
아크릴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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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지구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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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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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림을 즐깁니다. 수필집 <자궁아, 미안해> 2022년 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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