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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Oct 08. 2023

목이 멘다


저기 강원도 산골에서

택배로 밤고구마 올라왔다


밭을 일구어 수확한 농산물

알 한 알이 귀하고 탐스럽다


먹고 남아서

지천이라서

놔두면 썩을 거라서

그래서 보내왔겠는가


거기 밭주인은

고구마를 심을 때부터

계획이 서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 수확한 것들은

아내의 지인 열명에게

10kg 한 상자씩 보내야겠다고


그렇게 열 명의 명단에

내 이름 석자도 올려져

호박 고구마와 밤고구마 중에

선택하라는 전화를 받고


목이 팍팍 메인들 밤고구마가

더 고소하여 주문을 전했더니

소원한 대로 배달되었다

어제도 김치를 척척 걸쳐 먹는

맛에 미소가 살짝

.

.


목메게 고맙고

지금까지의 인연

그녀의 얼굴 표정, 진지한 말투,

큰 손동작까지 떠올린다


30분 전에 불에 올려진

찜기에서 밤고구마는

잘 익었다

.

.


사진 찰칵

얼른 하나 또 먹어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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