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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Oct 07. 2023

잠을 다시 청할 수 없다

새벽 3시를 넘어섰는데


어제

몇 시쯤 눈을 감았더라

밤 11시가 넘었었고

그리고

아까 언제 눈이 빠삭하며

떠졌었지?

1시가

좀 넘었었나

딱 2시간 반짜리 잠

더 자고 싶은데

.

.

허술하게 먹은 어제저녁

때문에

배가 좀 고프기도 하고

방광이 차올라

화장실에 가고픈 요의

먹고 싶은 것도

소변도 귀찮아지는

.

.


잠이 오질 않네

육체는 잠을 원하는데

정신은 자꾸 깨어 있으려 해

피곤한데

피곤한데

기다랗고 좁은 통 안에 갇힌

기분이야


그제도

2시간 밖에 못 잤는데

오늘 새벽도 이러네


내일은

이 '통'에서

빠져나오고 싶다


한 컵 마시고

화장실에서 나와


요절한 시인의

난해한 시어들을 해석하다가

쉽게 쓰지 않는 현대시인들의

외계어 같은 표현에

내가 이렇게까지

낡아져 버렸다는 걸

절절하게 되새김했네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의

*소설과 소설가*를

다시 펴든다

이 남자의 언어는 쉽네

터키어를 번역했는데도

촥촥 뇌에 붙는 문장들

.

.


한국 시인이

한글로 쓴 詩는

터키어 보다 낯설다

아무리 낯설게 하기가 좋은

글쓰기라 해도

알 수 없는 낱말 배열

초등생도 알아먹게

쓰는 것이  일류 작가다



스물다섯에 요절한

김희준 시인

이미지만 있고

전문가의 해설을 빌려야만

겨우 알아먹네

.

.


같은 이십 대에 죽은

윤동주도 천재였고

삼십 대에 죽은

이상도 천재였어 하지만

결코 시어들이

불편하거나 어렵지 않아

.

.


쉽게 가자

쫌,


뭔 말인지

.

.

파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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