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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소금
by
이영희
Oct 21. 2023
찐 고구마를 먹을 때 물김치나
맹물이라도 곁들여야 좋듯이
삶은 달걀엔 소금을 찍어야 해
물론 물 없이
소금 없이도 먹을 수 있다
사노라면
물과 소금 같은 이가 있고
고구마와 계란이 되는 자가 있다
배고플 때 고구마와 계란을
얻을 수 있다면
감사할 일이다
그러나 사방천지 둘러봐도 먹을 것을
못 구한다면 물과 소금만 있어도 인간은
얼마간 버틸 수 있다
새벽 3시쯤 눈이 떠져
사부작사부작거리다 출출하여
좀 전에 찐계란 하나 소금에 찍어
먹으며, 잠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신과 나는
주된 양식이냐, 양념이냐
모두 없어서는 살지 못하지만
그래도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매사에 따끈한 밥과 달달한 설탕 같은
인간보단 적재적소에 소금과 물이
되어야
적으나마 관계가 원만하지 싶다
.
.
부모님께서 우리에게 나눠주던
양식과 적당한 양념들
내가
부모 되어 자식을 바라보니
요즘 세상에 전쟁이 아니라면
양식이 없어 배고픈 이는 없지만
소금과 물 같은 어미가 되어 있는지
자식이란 잘 살아도 2% 부족하고
잘 안되면 200% 부족한 것 같은
.
.
부모노릇
자식노릇
삶은 계란에 생각이 너무 나갔다
.
.
아크릴물감
keyword
심리
소금
그림일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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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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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림을 즐깁니다. 수필집 <자궁아, 미안해> 2022년 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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