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영희 Nov 05. 2023

시간 지우기

오빠생각

어제

래 돌리고

설거지해 놓고

배추 다듬어 절여 놓고

.

.

시간 지워내기

캔버스가 아닌 스키치 북

이젤에 펼쳐 놓고

내가 나를 그린다

이때가 언제더라

맞아, 5,6년 전이던가

엄마도 옆에 계셨고

큰 오빠도 아프지 않았던

.

.

엄마는

저 동해 푸른 바다로

돌아가셨고

오빠는 혈액암으로

여름에 골수이식 했지만

후유증이 만만찮다

모든 기능이 바닥에 바닥

.

.

오빠의 고통

시간을 지워주고 싶다

지우개로 싹싹, 박박

병자의 하루하루는 

얼마나 지루할까

얼마나 괴로울까

.

.

괜찮다

괜찮다

폰으로 들려오는 목소리

괜찮지 않기에 괜찮다고

자꾸만 하는 말, 말, 말

.

.

몸이 아프고

가슴이 아프고

쾅쾅 시간의 문을 두드린다

빠른 세월이라 말들 하지만

조금  

빨리 이 고통에서 지나가

해 달라고.......

.

.

종이에 아크릴

작가의 이전글 나의 목소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