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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희 Dec 26. 2023

서성이게 해



어제처럼 새벽 두 시 반에 눈이 떠지고
못다 한 숙제에 마음이 계속 쓰인다.
그렇다고 바로 침대를 벗어나
노트북이 있는 책상 앞으로 가지 않는다.

이어지지 않는 문장과 문장 사이를
서성이길 한 달째.
시작과 맺음이 자연스럽게 되려면
탄탄한 서사가 중심을 받쳐줘야
하는데, 생각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 시간까지 늘어지고 있다.

책에서  이런 글을 보았다.
"... 이런 건 내가 절대로 쓸 수 없을거야,
라는 생각과 그래, 이게 정확히 내가 할 일이야,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 때
뭔가를 해냈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는.


문장과 문장사이에 허술한 면이 보이는 걸 두려워 말고 스스로를 조롱할 줄도 알아야 는데
.
.
어렵고 어렵도다.
새벽 일기는 아도르노의 글을 옮겨
놓고 마무리해야겠다.
그리고 숙제의 완결을 향해서...

"... 성공적인 작품은 객관적인 모순을
그럴싸한 조화로 풀어내는 작품이 아니라, 다듬지 않은 순수한 형태 그대로의 모순을 가장 내밀한 구조에서 체현함으로써 오히려 부정적으로 조화의 발상을 표현하는 작품이다"
.
.

파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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