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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하늘
by
이영희
Sep 29. 2024
하늘은
바라보기에 참 좋은 곳
나중에
갈 수 있다면 더 좋은
하늘은
가난한 적이 없네
뭉게구름
새털구름
구름 한 점 없는
팽팽함 그 자체도
빈 것이 아닌
속이 꽉 찬 파랑 파랑
나무도
가난한 적 없지
한여름
울울하고
창창했다
그러다
노랗게 붉게
색동옷 떨궈내곤
살을 갉아대는
살얼음 머리에 이고도
나이테는 봄을 기억하고 있지
사람만
사람만
가난한 것 같아
나중에
화장터 연기되면
다시는
하늘을
나무를
보지 못하는 확실함
그래서
지금 하늘과 나무에
우러러 눈이 더 부시네
만약
후생이 주어져
구름이나
나무가 되면
이토록 마음이 가난했던 자
적으나마 큰 복을 받은 것
.
.
파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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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시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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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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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림을 즐깁니다. 수필집 <자궁아, 미안해> 2022년 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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