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다 갈

by 이영희


조미료 없이는 음식 맛을 못 낸다.

MSG가 해롭다며 야단법석일 때도 태연하게 다시다를 애용했다. 주변 사람들이 천연의 맛, 다시 국물을 집에서 만들어 쓰니 어쩌니 해도 쇠고기 다시다와 해물맛 다시다, 멸치맛 다시다까지 즐비하다.


그것이 뭐 어떻다고.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해 식품 연구자들이 최선을 다해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낸 것들인데.

멸치와 다시마, 양파와 무, 황태 대가리 등등. 천연의 재료로 국물 맛을 낸다며 다들 푹푹 끓이고 있을 때, 나는 묵묵히 찌게에, 국에, 조림에, 갈비에, 잡채에 조미료를 넣었다.


무엇이 좋다, 나쁘다며 방송이나 신문에서 떠벌이지만 별거 없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어찌 그 많고 많은 민초들의 밥집, 술집의 안주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다. 거기다 라면은 또 어떤가. 국물 맛이 끝내준다는 그 맛의 비밀은 무엇인가. 하루 한 끼는 라면을 먹는다는 사람도 있다.


천연의 맛이란 뭘까.

미원이라는 조미료가 처음 나왔을 때, 한국인의 밥상은 미원을 빼놓고는 음식 맛을 낼 수 없었다던 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난다. 미원의 원조는 일본이다. 그럼 다시다의 원조는?

나도 가끔은 멸치에 다시마에 무와 양파, 북어대가리까지 넣어 국물을 내 보았다. 냉장고에 끓인 육수를 넣어놓고 수시로 국과 찌개를 끓여본 맛은 좋았다. 그러나 나는 다시 편리한 쪽으로 눈과 손이 돌아가, 마트 진열대의 조미료 칸에 머물고 만다.


가족의 건강과 내 몸을 생각한다면 좀 부지런을 떨면 될 텐데. 이렇게 오늘을 또 산다.

이 글을 끝내면 아침 식탁에 김치찌개를 올릴 생각인데, 어찌 MSG가 빠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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