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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by 이영희



새해 들어 두 번째 그림
첫 번째는 부처였고
이번엔 여인의 향기

내가 마음에 드는 그림을
모사하듯, 내 글을 필사하는
그런 사람이 몇 있었다
작년, 어느 분도
내가 보낸 준 책 안의 글 중에
다섯 작품을 필사했다며
메일을 보내주셨다
기분 좋아지는 그런 하루였다

때때로
저 하늘의 누군가
천지창조했다는 그 썰이
맞는다면 내게 주어진
이풍진 세상의 연극 속 배역에
내 역할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웃는 날들보다 회의와 주저가 얼마나
많은 세월을 괴롭혔던가

어쨌든
나만의 마당놀이에서 이렇게
또는 저렇게 살지 말걸, 후회하며
지금에 다다랐다

새해 들어 첫 번째 글은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사무치게 또는 미소가 번지는
나만의 향기가 나는
글 하나, 올해 꼭 쓰고 싶은데
.
.
도전해보는거야
.
.

파스텔 &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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