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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쿠리

by 이영희


목련꽃그늘 안에
궁전 같은 까치집
봄이면 자기 집이
저토록 꾸며질 줄
까치는 알았을까

그네집이 뭐 그리 대단타고
큰 나무 사이마다 있는 것을
그렇지만 저 소쿠리 안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새끼들은
왠지 모르게 좀 더 품위 있게
격조 있게 날개 짓을 배우며
멀리 높이 꿈을 펼칠 것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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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블록 틈새의 풀꽃과
저 우람한 목련의 화사함
어느 쪽이 더 아름답다고
감히 잣대를 댈 수 없다

봄이라야만 보이는 것
작년에는 벚꽃 인테리어
까치집에서 올해는 목련
인테리어에 몇 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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