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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

by 이영희



큰스님, 승려들만
열반에 든다고...
반려견, 반려묘. 새들도 그래
웃기는 말이라고?
과연 그럴까

사람이 사람에게서
위안을 받기보다
동물에게서 믿음과
평안을 더 받지 않던가

이젠 사람들에게 속을
보여주기 어려워
차라리 집에 함께 사는
동물들에게 속삭이는 게 낫지

사람의 온갖 불편한 언행
보고 들어도 입 꾹 닫고
그들은 발설하지 않지

열반이 따로 있나
그렇게 죽는 날까지
귀 닫고 입 닫고 조용히
곁을 떠나간 견, 묘들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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