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의 어머니가 돌아가고 소소는 한동안 상념에 빠졌다.
업무용 수첩을 한 손에 들고 다른 손으로 수첩 끝을 잡고 차르륵 넘기기를 반복했다.
이 수첩 어딘가에 모니의 연락처가 적혀 있다.
언젠가 배달을 나간 모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언가를 빠뜨리고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소소는 배달에서 돌아온 모니에게 짜증 섞인 말투로 왜 전화를 받지 않느냐고 야단쳤고, 그때 모니는 급할 때 전화하라고 다른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다.
그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해볼까 말까 망설이며 수첩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소소는 결국 늦은 저녁 무렵에야 모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일을 하다 보니 늦어지긴 했지만, 걱정이 시작된 이상 확실히 안부를 알아두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먼저 매장의 전화기로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소소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다시 걸었다.
역시 받지 않았다.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모니의 연락두절 상황이 소소의 입장에서도 확실해진 이상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가만히 앉아 걱정만 하고 있을 수도 없었다.
당장 눈앞에 쌓인 일들을 끝내야 했기 때문이다.
제때 퇴근을 하려면 서둘러 움직여야 했다.
모니에 대한 걱정은 잠시 한쪽 구석으로 밀어 두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
별다른 일 없이 업무는 잘 마무리되었다.
소소는 언제나처럼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구독 중인 유튜버가 올린 감성 가득한 제목의 플레이리스트를 재생시킨 뒤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진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무슨 일이 생겼다면 오히려 벌써 연락이 왔겠지?
아마 별일 없을 거야…….
머릿속을 환기시키기 위해 잠시 음악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내 그에 대한 걱정이 서서히 피어올랐다.
설마 별일이야 있겠어?
뉴스 보다 깜짝 놀랄 일이 없어야 할 텐데……, 아니야, 사건 사고에 휘말렸다면 벌써 연락이 왔을 거야.
걱정과 쓸데없는 망상이 피어올랐다가 사그라들고, 피어올랐다가 사그라들길 반복했다.
소소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고 애썼다.
평소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모른 척 넘어가고 싶었다.
버스는 어느새 내려야 할 정류소로 접근했다.
소소는 정차벨을 누르고 뒷문으로 가 섰다.
그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평소 무음으로 설정해 두지만 이어폰을 꽂은 탓에 벨소리가 귓속을 울렸다.
작은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내고 발신자를 확인했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다.
이런 시간에 누구지?
전화는 받지 않았다.
버스가 정류소에 멈춰 섰다.
소소는 버스에서 내린 뒤 걸려온 전화번호를 다시 확인했다.
통화 내역 바로 아래에 같은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아!
모니의 번호였다.
역시 무사하잖아.
소소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
“여보세요.”
“…….”
“여보세요? 모니야?”
“...... 여보세요."
낮고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니의 목소리가 아니다.
순간 소소는 걸음을 멈추었다.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안일했던 마음에 불길함이 밀려들었다.
"누구세요?"
낮은 목소리가 물었다.
"모니 아는 사람인데요."
"어떻게 아는 사이죠?"
"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인데요."
“어디서요?”
“그 피자 가게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뭐라고 대답할까.
본명을 말해도 되는 걸까.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저는……, 소소라고 하는데요.”
“전화는 왜 하셨죠?”
“그게……, 모니 어머니께서 모니와 연락이 안 된다고 하셔서요.”
“아…….”
낮게 탄식했다.
그리고 뒤이어 들리는 목소리에 소소는 안도했고, 동시에 의아함을 느꼈다.
“누나.”
“…….”
“저예요, 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