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사라졌어요. 3

by 아무




“응?”

“저 모니라고요.”

“모니? 너!”

작게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해요.”

“뭐야? 깜짝 놀랐잖아. 근데 그 사람은 누구야?”

“누구요?”

“지금 통화한 사람.”

“지금 통화한 사람? 아, 그거 저예요.”

“장난하지 말고 누군지 말해.”

“진짜 저예요. 사실…….”

“응.”

“제가 다양한 목소리를 가졌거든요.”

“흠…….”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모니의 변명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근데 너 연락은 왜 안 됐던 거야?”

“그게 사정이 좀 생겨서요.”

“어머니께 연락도 못 할 만한 사정이야? 그리고 전화기는 왜 꺼놓은 거야?”

“말하자면 긴데……, 집이 교대 근처라고 했죠?”

“응. 왜?”

“저 지금 그 근처거든요. 잠깐 볼래요?”

사적으로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모니가 늦은 밤 아무렇지 않게 만나자고 했다.

“안 돼. 오늘은 너무 늦었어.”

반사적으로 거절했다.

“저 누나 집 근처인데, 진짜 안 돼요?”

“네가 우리 집을 어떻게 알고 근처래?”

소소는 4차선 도로 옆 은행나무 가로수 아래를 걸으며 대답했다.

첫 번째 골목을 지나쳤다.

이 골목으로 들어가도 되지만 가능한 큰길로 돌아가는 것이 소소의 습관이었다.

다음 골목으로 들어가면 얼마 가지 않아 집이 나온다.

골목이 가장 짧은 길이다.

소소는 모니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제는 빨리 전화를 끊고 싶어 졌다.

“아무튼 어머니께 바로 전화드려.”

횡단보도를 지나고 보도블록 끝에 다다랐다.

두 맨션 사이로 난 골목길로 들어가기 위해 길모퉁이를 돌았을 때, 소소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맨션 뒤편 길 모퉁이에 낯익은 오토바이와 통화 중인 모니가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서 있었기 때문이다.

“어! 누나.”

웃으며 머리 위로 손을 흔들었다.

“네가 왜 거기에…….”

“누나네 집 근처라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집을 어떻게 알았냐고.”

“뭐 방법이야 많죠.”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모니는 해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해사한 미소가 소소에게는 한없이 불길한 징조처럼 느껴졌다.

“어머니께 연락부터 드려.”

“내일 하면 돼요.”

소소는 몇 걸음이면 들어갈 수 있는 집으로 얼른 달려가 버리고 싶었지만 억지로 대화를 이었다.

“아까 목소리는 무슨 말이야.”

“아까 목소리는 무슨 말이야.”

모니는 소소의 말을 그대로 따라 했다.

소소의 몸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자신의 목소리가 모니의 입술 사이에서 새어 나왔기 때문이다.

이건 방송에서 나오는 성대모사 수준이 아니었다.

“어떻게……?”

소소는 넋이 나간 듯 중얼거렸다.

“말했잖아요. 저는 다양한 목소리를 가졌다고.”

“그럼 아까 그 남자도 진짜 너야?”

놀란 마음을 가다듬고 물었다.

“그렇다니까요.”

처음 통화한 그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들어도 소름이 끼쳤다.

“그럼 그 목소리는 누구야?”

“이 오토바이 전 주인이요.”

또 그 목소리로 말했다.

“응?”

의외의 대답에 반사적으로 뛰어나온 반응이었다.

친구라던가 가족 같이 주변 인물 중 하나일 거라는 예상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신기하죠?”

“그만해.”

소소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알겠어요.”

이번엔 소소가 아는 모니의 목소리로 말했다

모니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목소리에 대해 궁금증이 일어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 미소가 저지했다.

그리고 마음속에 가득 찬 불안 때문에 목 안이 떨리기 시작해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소소는 침을 한 번 삼키고 강하게 말했다.

“그만 들어가 봐야 해.”

“저랑 조금만 더 이야기해요.”

“안 돼.”

“왜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어.”

“내 목소리에 대해 궁금하지 않아요?”

“다음에 이야기해줘.”

“이 오토바이 전 주인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불길함이 소소를 꽉 끌어안아 숨을 쉴 수 없었다.

‘여기서 어서 벗어나야 해.’

소소는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가방끈을 꼭 쥐었다.



부릉~

오토바이가 소소 옆을 지나갔다.

소소의 집 바로 옆에 있는 파스타 가게에서 마지막 배달을 보낸 듯하다.

소소는 종종걸음으로 집을 향해 걸었다.



다음 날 출근한 소소는 의외의 소식을 들었다.

점장에게 전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모니 어머니의 연락처를 건넸다.

그러자 점장은 의아한 듯 말했다.

“모니 그저께도 왔었는데.”

“네?”

“뭐, 아무튼 어머니께 전화 한 번 해 볼게.”

“네…….”

그리고 며칠 뒤, 매장에 모니가 왔다.

“야, 너 어떻게 된 거야?”

“뭐가요?”

“어머니가 매장까지 찾아오셨어.”

“아…, 그게 전화기가 꺼져 있는지 몰랐어요.”

“며칠이나?”

“하하, 뭐 어쩌다 보니.”

“근데 여긴 어쩐 일이야.”

“오토바이가 고장 나서 근처에 수리하러 왔다가 잠시 들렀어요.”

“그래?”

소소는 유리문 밖으로 보이는 모니의 오토바이를 보았다.

“예쁘죠?”

“응, 예쁘다.”

“얼마 전에 중고로 샀는데, 벌써 수리비만……, 하아.”

“그냥 새 거 사지 그랬어.”

“그럴 걸 그랬어요.”

두 사람의 대화는 끊어질 듯 드문드문 겨우 이어졌다.

때마침 점장이 구세주처럼 등장해 모니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소소는 슬그머니 그 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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