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자극적인 제목을 써보았다.팩트임에도 왠지 좀 참 자극적으로 들리니 이상한 일이다.
유명 연예인 형이 동생이 벌어온 돈을 횡령해 쓰고 사망보험까지 들어 오랫동안 납부해왔다는 기사를 보고 최근 남편 보험을 든 일이 떠올랐다.
얼마 전 재정상담을 받았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내가 수입이 거의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설계사는 남편이 사망할 경우 지원하는 상품을 하나 드는 것이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그러니까 사망보험. 나는 왠지 싫다고 말해야할 것 같았는데 남편이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몇 상품을 추천받아 결국 계약을 했다.
나는 왜 망설였을까. 사실 말 자체가 좀 그렇지 않나. 사망보험(요즘은 이 단어를 안 쓰는 것 같다.상품에 따라 생명보험, 종신보험 뭐 그런 용어들을 쓴다).
그런 보험을 남편만 들어서 더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재정상 선택할 수밖에. 내 경우 수입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내 죽음에서 오는 경제적 구멍이 거의 없다. 이런 상품들은 보험료가 제법 비싼 편이어서 한 집에 여러명이 드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설계사님도 약간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저희도 저만 들었어요" 하셨다.
남편의 사망보험 가입 절차는 꽤나 복잡했다. 일단 계약자가 본인이어야 한다고 한다.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고차후 보험금을 탈 일이 생겼을 때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문제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내 명의 통장에서 보험금이 나가야한다고 했는데 남편이 내면 증여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모양이다. 집으로 간호사가 오셔서 채혈도 해갔다. 며칠 뒤 "합격"문자를 받고 기분이 또 이상했다.
보험을 들고 나오면서 남편이 농담이랍시고 말했다. "어우 너한테 잘 보여야겠다". 같이 낄낄거리긴 했는데 뭔가 유쾌하진 않은 기분이었다.
계약자가 아닌 사람이 피보험자가 되는, 그것도 사망이 전제인 보험이라니.
뭐 이런 게 나만 느끼는 감정은 아닌 것 같다. 수 년 전, 논란의 사망보험 광고(10억을 받았습니다)를 기억하는지.남편 죽음 후 10억의 보험금을 탄 실제 사례였고, 해당 보험의 효용성을 잘 보여줬음에도 입길에 오르며 부정적인 반응이 컸다. 가장의 죽음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것을 부각시켜 광고로 이용했다는 면이 많은 이들의 감정을 자극했던 것 같다.우리는 누구나 죽지만 죽는 것을 무서워한다는 걸 당시 논란을 보면서 다시 깨달았던 기억이 있다.
남편은 조금 시무룩한 내게 "보험 들었으니 계약기간 끝날 때까지 안 죽을 거 같다"고 했다. 원래 보험은 잘 못 타게 설계하는 거라고(농담입니다). 그래, 남편, 그렇게 하자. 당신 생명을 보장받을 대가를 월마다 지불하는 것으로. 우리 마음의 평안을 산 것으로 여기고 기꺼이 지불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