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딩 나들이에서 빠질 수 없는 세 가지
뭐라도 쓰기 1
요즘 우리집 중딩이가 친구들과 놀러나간 이야기를 들어보면 맨날 같은 코스다. 마라탕-코노-스티커사진, 여기에 가끔 저가커피전문점의, 혈관이 욕할 것 같아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은 달디단 음료가 함께 한다.
내 기준 우리집 중딩이는 마라탕 중독이다. 배달 음식 주문만 하자고 하면 마라탕이다. 주변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다른 애들도 그렇게들 먹어댄다고 한다. 결국 우리집 한켠에 마라 소스가 들어왔다. 사실 나도 되게 좋아하는데 얘가 하도 시켜대서 약간 반감이 생길 지경이다. 역시 빠가 까를 만든다.
또 하나는 코인노래방. 이른바 코노. 친구들과 들어가면 보통 2시간 반 정도 논다. 2시간 끊고 나머지는 서비스. 요즘도 노래방에 서비스가 있구나. 낮에 가면 싼 것도 여전하다. 목이 찢어질까봐 좀 걱정이다.
마지막 하나는 인생네컷. 우리 때의 스티커 사진이다. 폰으로도 스티커 사진도 정말 많이 찍어댄다. 가끔 누군지 모르겠는 사진도 있다.
적어놓고 보니 우리 어릴적 중딩이들을 설명했덤 떡볶이와 노래방, 스티커 사진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겉모습이 조금 바뀌었을 뿐.
집, 학교만 오갈 줄 알던 나와는 달리 친구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중딩이가 신기하면서도 한편 부럽다. 솔직히 어떤 논리적인 이유보다는 또래문화를 누리는 것 자체가 마라탕을 더 맛있게, 노래방을 더 즐겁게, 인생네컷을 더 신나게 느끼게 하겠지만, 그 시절에 그보다 중요한 게 또 뭐가 더 있을까. 중딩아, 그러고보니 너는 잘 살고 있구나. 그 시절에만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친구들과 함께 하려무나. 너의 미래를 충만하게 할 추억들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