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상담으로 나를 알아가기 시작하다.
상담의 시작
내가 내 마음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
상담사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는 공감해 주었고
중간중간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이가 걱정됩니다.
나는 아이에게 더 이상 집이 편한 곳이 아닐까 걱정이 되었었다.
학창 시절 나에게 집이 그랬듯 말이다.
학교에서 학원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 기쁘지 않았다.
때때로 지옥 같아서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싶었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 할머니가 와있을까 신경 쓰고
집 밖을 배회할까 걱정됐다.
선생님은 그건 나이기 때문에 느끼는 불안이라고 걱정할 필요 없다 하셨다.
내 아이에게는 부모라는 큰 지붕이 있고
또 이 아이는 나와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
엄마가 매일같이 울고 있어서 아이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까도 걱정됐지만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이니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이고
힘들면 울 수 있다는 것도 배울 수 있다는 것.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는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필요했다.
친정아버님은 무엇을 하셨나요?
"친정아버님은 갈등 상황에서 무엇을 하셨나요?"라는 질문을 듣는 순간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지금까지 나는 친정 아빠를 내 마음의 안식처로 인식하고 있었다.
내가 흠씬 두들겨 맞을 때 말려주기도 했고 그러지 말라고 싸우기도 했었다.
또 본가와의 갈등 같은 문제가 있을 때
엄마의 분노를 받아내는 모습을 많이 봤기에
나는 아빠에게 동질감을 느꼈었던 것 같다.
그동안 나는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렸을 적의 나는 보호가 필요했는데 아빠는 날 보호해주지 못했다.
더 치열하게 싸우고 적극적으로 행동했어야 했었다.
그걸 이제야 깨달았다.
(학대라고 말하기는 싫지만) 학대가 일어나는 중에 방관한 다른 쪽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며칠 전 갈등 상황에서도 아빠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그가 할 수 있는 행동들 중 가장 덜 괴로운, 엄마와 갈등이 적은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너무 슬펐다.
(상담 이야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