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를 갖게 되는 그날까지.
인연을 끊은 것일까?
"칼을 선물로 주면 인연을 끊자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국에 들어갈 때 나는 같은 칼을 두 개 샀다.
하나는 내 거, 하나는 친정엄마 꺼.
그때만 해도 저런 말도 안 되는 말은 생각하지도 않았었다.
그냥 이것저것 내 물건들을 사며, 엄마에게 줄 물건을 같이 샀는데
그렇게 산 여러 개의 물건들 중 하나였을 뿐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는 없었다.
심지어 부모님은 그냥 받으면 의미가 안 좋다며
나에게 칼값도 주셨다.
서로 갈등을 겪은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는 서로를 마주하지 못하고 있다.
나의 입장에서는 명확하다.
그동안의 관계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고
나를 인정해 주고 보듬어주기를 바란다.
예전과 같은 관계로는 만나기가 두렵고 마음이 불편하다.
나의 부모님은 나에게 어떤 마음이실까?
내가 괴로운 만큼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마음이 안 좋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긍정적인 마음보다는
실망감, 괘씸함, 분노가 더 크지 않을까 짐작된다.
나에게 전해준 메시지가 그랬기에.
잠시 나를 추스르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이 시간이 인연을 끊은 시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애초에 내가 나의 목소리를 냈을 때에도
오열하며 힘들어했을 때에도 인연을 끊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에게 "너는 부모 없이도 잘 살 수 있으니 잘 살아라"라는
친정 부모님의 말은 비수같이 꽂혔다.
혈연이라는 것이 끊으면 끊어지는 것인지,
나는 내가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면 자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인지
따져 묻고 싶었다.
하나 분명한 것은
지금의 나는 모든 것들을 마주하고 이겨낼 에너지가 없다.
그분들을 생각할 때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지는 순간이 온다면
그게 타이밍이 될 거라 생각한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그분들의 일생을 생각하면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 더 불안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에 쫓기지 않으려 한다.
천천히 가지만 내 의지대로 내가 원하는 길을 찾아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