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비밀이었던 이야기들

by 쑝쑝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들은 나의 잘못은 아니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덜 상처받으려고 발버둥쳤었다.

친정 엄마는 어린 시절 나에게 폭력을 행사하면서

옆집 사람들 듣는다고 울지말라고 윽박지르시곤 했다.

가정내 폭력이 무서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집 안에서 이루어지고 집이라는 벽이 있기에 밖에서는 이를 잘 알지 못한다.

그 당시 나는 회초리로 두들겨 맞으면서 온몸에 피멍이 들곤 했다.

먼지털이와 손으로 두들겨 맞았는데

이를 막다가 팔에도 멍이 잔뜩 생겼었다.

학교를 가기 전에 친정 아빠는 엄마의 파운데이션을 펴발라서

내 멍자국을 가려주셨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게 보이면 안된다는 이유였는데

나도 내가 집에서 맞았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1990년대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에는 아동학대라는 개념이 없기는 했지만

그 때 누구라도 이를 알아차려주는 어른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나를 구해줄 수 있는 어른, 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어른 말이다.


한 번은 학원 친구에게 내 교과서를 빌려준 적이 있었다.

교과서에 필기한 것을 보고 돌려준다고 해서 빌려줬었는데

아뿔싸 그 책에 내 머리카락이 한웅큼 있는 것을 몰랐었다.

친정 엄마가 내 머리채를 잡고나면 끝도 없이 머리카락이 빠졌었다.

정말 말 그대로 머리를 쥐어뜯어놓은 것인데..

이게 방 바닥에 있으면 엄마 심기를 거스를까 무서워

머리카락을 책 뒷장에 넣어놓았었는데 그걸 그대로 빌려준 것이다.

나중에 친구는 책을 돌려주며 "머리카락이 많이 있더라"라고 말을 했고

나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어서 머쓱하게 웃으면서 얼버무렸었다.

나는 내가 맞고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이번에 갈등이 붉어지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촌언니에게 이야기를 했다.

가깝게 지내던 언니였는데, 그런 언니한테조차 말을 하지 못했었다.

내 마음 속에 있는 부끄러움 때문이었으리라.

언니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고, 알아차려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했다.


물론 아직도 정말 마음을 나누는 몇에게만 이런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지만

이제는 확실히 안다.

내 잘못이 아님을.

그리고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그대 잘못이 아니에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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