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귀국을 했고
아이 학교에 보내고 나서 복직을 했고
신랑은 또다시 해외 발령이 나서 먼저 출국을 했고
이렇게 적응에 일처리에 정신적 여유가 없을 때
친정엄마와의 갈등이 붉어졌기에 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당장 해야만 하는 일들은 잔뜩 쌓여있는데
내 마음속의 감정들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할 수 없고
생각은 점점 꼬여가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그럴 때 시차 때문에 통화도 제대로 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남편이 큰 역할을 해주었다.
10년 넘는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그전에는 한 번도 그에게 내 어린 시절 있었던 일을 얘기한 적이 없었다.
그만큼 정말 잊고 살기도 했고 굳이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었다.
처음에 그도 많이 당황스러워했다.
그는 긴 시간 내 얘기를 들어주고 내가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가이드를 해주었다.
(이럴 때 사람의 심리에 관심이 많은 신랑이 도움이 되는구나 싶었다.
그는 심리 관련 강연,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아주 많이 챙겨보는 사람이다)
이런 유대감은 가족 외에는 의지할 곳이 없는 해외 생활 덕을 좀 본 것 같기도 하다.
서로의 생각과 성향에 대해서 잘 알 수 있게 되었달까.
또 그는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다.
물론 아직도 남편과 나는 안 맞는 부분이 참 많다.
정말 사소하게 보자면
어제도 들기름막국수를 끓이라고 하니 그는 너무너무너무 정성스럽게 비비고 비비고 비비고 또 비빈다.
나는 스피드가 중요한 사람이고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부분에 있어서 큰 공을 들이는 걸 싫어한다.
제발.. 이제 그만 비벼..!!!!
하지만 내 마음에 지지를 보내주는 그가 있었기에 더 깊이 우울에 빠지지 않고
살아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그에게 감사한다.
물론, 나는 또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