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서야 여러 매체에서 가스라이팅, 나르시시스트, 정서적 학대에 대해서 많이들 이야기한다.
그전에는 그냥 마음이 불편했을 뿐 그게 어떻게 잘못된 건지도 잘 몰랐었다.
나는 사실 엄마에게 솔직했던 적이 없다.
나도 몇 번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들과의 갈등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고 나면 그게 나중에 나에게 공격이 되어 돌아왔다.
이해가 잘 안 가겠지만 내가 했던 이야기는 나중에 체벌이 있을 때
"네가 모든 게 다 그런 식이니 그런 취급을 받지. 가서 걔 종노릇이나 해라"
뭐 이런 말들로 나에게 되돌아왔다.
(수차례 언급했든 나는 그렇게 문제아는 아니었다. 오히려 학교에서는 모범생이었다)
자연스레 나는 이야기를 가려서 하게 됐고 혼자 생각하고 정리하고 삭히는 법을 배웠다.
엄마라고 왜 모르겠는가. 본인의 딸이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기에 "너는 너무 차가워. 속을 알 수 없어. 왜 그렇게 숨기니?"라고
나에게 여러 번 섭섭하다는 표현을 했다.
나는 내가 살기 위해서, 편하기 위해서 엄마가 듣기 좋아할 만한 말,
엄마가 해도 된다고 허가한 한도 내의 일만 이야기하며 살았다.
대학 시절에도 학생은 연애를 하는 게 아니라고 하셨기에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결혼 후에도 물론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하지 않았다.
정말 부정하고 싶지만 어떤 때는 내가 잘되는 일이
100% 엄마에게 즐겁지는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집을 사고 나서 그 집이 올랐을 때 엄마는 본인집은 그렇지 않은 것을 이야기했다.
사람의 마음이 그럴 수 있지만 딸도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있구나 싶어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결혼하고 둘이 맞벌이를 하며 악착같이 모았기에 조금 안정된 정도로 살게 되었는데
너는 잘 사니 이 정도는 부모와 동생에게 해줘야지라며 은근슬쩍 압박을 넣기도 했다.
나도 사는 것에 치이면 나의 딸에게 그럴 수 있을까.
어찌 됐든 어느 동화책에서나 나오는 한없는 부모님의 사랑은 아니었다.
딸이 엄마를 불편해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인정하려고 한다.
나는 불편하다. 그리고 불편한 감정은 잘못된 감정은 아니다.
그냥 내 감정이 그런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