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0살을 넘어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참 많은 변화들을 겪게 된다.
신체적인 변화는 뭐 말할 것도 없지만
20대 초반에는 나이가 들면 참 많이 성숙한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나는 아직도 흔들리는 갈대와 같고 타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약한 멘털의 소유자이다.
학창 시절을 보내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인간관계는
지금에 비하면 참 단조로웠던 것 같다.
내가 속한 집단, 지역에 한정된 관계이기에 어느 정도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다.
학교에서는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 선후배들과 함께 했고
회사에서는 어느 정도 회사의 분위기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했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를 낳고 나서 시작되었다.
내 이름이 아니라 누구 엄마로 불리게 되는 날이 온 것이다.
나로 인해 맺어지는 관계가 아니라 아이로 인해서 생기는 관계들.
너무 어색했다.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에 전업인 엄마들과 어울리는 데 한계가 있었고
나 스스로도 크게 원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유대관계가 참 부러웠다. 낄 수 없는 이질감.
그 이후 해외생활을 시작하면서 더 큰 변화가 찾아왔다.
이젠 누구 엄마에 더해져 누구 와이프가 되어버렸다.
회사를 그만둘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해지면서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다.
더 이상 나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었다.
내가 삼십 년을 넘게 살면서 만나본 적 없는 직업군, 지역, 캐릭터들.
나와의 관계가 혹여나 아이, 신랑에게 영향을 주게 될까 더더욱 조심스러웠다.
해외생활의 한인 커뮤니티는 매우 좁기에 정말 한 다리 건너면 모두 아는 사람들.
너무 친밀한 관계는 서로 독이 될 수 있음을 알기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또 외롭지는 않게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 내 목표였다.
말이 쉽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생각해 보시라..
비영어권이어서 한국 아이들은 다닐 수 있는 국제학교가 몇 개 없다.
아이들이기에 학교 내에서 친해졌다가 투닥거리기도 해서 엄마가 개입하게 될 일이 있는데
아빠들이 같은 회사 동료, 혹은 상사-부하직원이라면?
아이들 문제는 갈등 요소가 너무 많고
실제로 엄마들끼리 죽고 못 살 것처럼 친하다 틀어져서 마주칠 때마다 눈을 흘기기도 하고
(중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것처럼)
심지어 육탄전까지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행동하는 것과 말하는 것에 더 조심하게 되었다.
다양한 환경과 사건을 경험하면서 조금 더 성숙해지고 크는 것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고 생각해 봐야 좋은 쪽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
또 성장한다는 것이 내가 20대 철부지 때 생각했던 것처럼
뭔가 거대하고 산 같은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