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갈등, 그 안에서 아이도 상처받고 있었다
아이에게 여러 번 할머니, 할아버지 관련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각나지는 않는지, 보고 싶지는 않는지..
그럴 때마다 아이는 대답하는 것을 꺼려했다.
나는 아이가 무조건 내 편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이건 어른들 간의 갈등일 뿐, 아이는 나와 다르니깐.
아이는 이미 초등학교 고학년이고 아이가 가지고 있는 추억이 따로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네 핸드폰으로 연락해도 된다.
너는 너의 마음이 있는 것이니 엄마는 신경 안 써도 되는 거라고 말했다.
아이는 어려운 표정을 지으며 괜찮다고, 나중에 이야기해 준다고 하고 말 뿐이었다.
친정 부모님의 말을 토대로 짐작해 볼 때,
두 분은 내가 아이를 본인들에게서 멀리 떨어뜨려놓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런 게 아니라고 말했지만 듣지 않으셨다.
내가 바라는 것은 조금의 위로와 서로에 대한 존중, 그게 다였지만
나의 표현이 부족했던 것인지
두 분의 마음이 넉넉하지 않은 것인지 상황은 이렇게까지 악화되었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덤덤한 모습을 보여주던 아이가
아이 아빠와 이야기하면서 울컥하고 울었다.
"아빠, 할머니 보고 싶어. 할머니가 연근으로 전도 만들어주고 했었는데"
아이 아빠도 나와 같은 말을 아이에게 해주었다.
"네 마음을 엄마한테 이야기해도 되는 거야. 그게 가족이야. 엄마 괜찮아"
마음속에 가지고 있으면서 쉽게 얘기할 수 없었구나.
엄마가 너에게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줬나 봐..
그저 아이를 꼭 안아줄 뿐, 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