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시작; 살아봐야 알겠지만

토론토에 갓 떨어진 내 의식의 흐름

by 권유

8월 16일부터 오늘(8월 30일)에 이르기까지 밴쿠버, 시애틀, 포틀랜드를 여행했다. 지금 이 시점은 공항에서 엄마를 배웅하고 처음으로 내가 다닐 학교에 방문해 지루한 오리엔테이션을 견딘 이후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여행지 시애틀의 해질녘

교환학생을 가게 된다면 어디든 큰 도시에 머물고 싶었다. 각국의 여러 큰 도시에 쇼핑하듯이 지원했고 결과적으로는 토론토에 오게 되었다. 잘한 일인지는 살아봐야 알겠지만.

낯선 곳에 혼자 떨어지는 일은 고등학교 때부터 익숙히 겪어 온 일임에도, 이번에는 이상하게 낯설었다. 이 문장을 써 놓고도 여기는 이국 땅이니까 당연히 그렇겠지 싶어서 우습다.

밴쿠버-시애틀-포틀랜드로 이어진 여행은 즐거웠다. 밴쿠버는 여유로 충만한 공간이라 낯설기도 편안하기도 했다. 특히 잉글리시 베이든 딥코브든 어디에서건 하릴없이 누워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기분이 좋다. 한편, 시애틀에 도착하자마자 그래도 나는 번잡한 도시를 좀 더 좋아하는 관광객이라는 생각을 했다. 낮에는 발바닥 아프게 돌아다니고 밤에는 개연성이라고는 없지만 귀여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틀어놓고 엄마와 함께 꾸벅꾸벅 졸았다. 포틀랜드는 너무 여유로워서 심심할 지경이었던 대신 행복하게 먹었다.

토론토의 첫인상은 무척 좋았다. Spadina 애비뉴의 따뜻한 벽돌색이나 다운타운의 화려함이 하버프론트의 캐나다 구스와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에 완전히 현혹됐다. 그러나 물가는 매정하고 난 이제 혼자 남았다. 조금은 막막하기도 하다.


여하튼 교환학생으로서의 자잘한 일상, 그 와중에 했던 가벼운 생각들을 담는 브런치가 될 거라는 선언을 감히 해 본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두 편의 글은 쓰겠다는 결심도.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는..살아봐야 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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