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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금 Oct 01. 2022

첫 번째 텀블벅 펀딩을 마치며

느낀 것과 요즘 갖추어야 할 것에 대해

슬금의 기획으로 내놓은 첫 번째 책 <동네 미용실 원장님이 우리 엄마는 아니지만>으로 처음 시도한 텀블벅 펀딩의 마감이 24시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가까스로 펀딩 성공률 100%를 넘겼지만 개운함보다 민망함이 남는 결과입니다. 후원해주신 분의 수도 많지 않지만 후원해주신 분의 반이 지인이라서요!


https://link.tumblbug.com/psGvSQ5Bhtb


출판 분야에서 텀블벅 펀딩에 성공한 경험을 갖고 계신 분들의 글을 찾아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 지인을 총동원하여 초반 달성률 높이기('주목할 만한 프로젝트'에 노출되기 위해)

2. 낮은 목표 금액 설정

3. 공격적인 SNS 홍보


저는 이 세 가지 요건 가운데 2번을 제외하고는(이것도 정말 충족했는지 애매하지만) 아무것도 실천한 것이 없습니다. 쉽게 말해 홍보 빼곤 다 했지요.


 


<동네 미용실 원장님이 우리 엄마는 아니지만>은 책 만드는 일을 업으로 했던 제가 10년 만에 다시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10년 만에 다시 하려고 보니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잊었고 책 자체에 집중하기도 벅찼습니다. 개인적으로 큰 고비도 있었고요. 이연실 편집자님의 <에세이 만드는 법>을 틈틈이 읽으며 마음을 다잡고 나름대로 공을 들여가며 끝까지 나아갔습니다.


그래서 홍보는?

사실 "책 자체에 집중하느라 홍보는 생각도 못했어요"는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요즘 세상에는 홍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또 압니다. 홍보가 중요해진 건 비단 요즘 세상에 이르러 생겨난 새삼스런 현상은 아니지요. 10년 전 책 만드는 일을 할 때도 온라인 서점에 노출되는 배너 하나가, 유명인의 추천사 하나가, 오프라인 서점의 매대 위치 하나가 책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보았으니까요.


그때와 지금이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물어보면 다들 제가 사용하지 않는 SNS의 활용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SNS는 '소'리 없이 '남'들에게 퍼지는 '소'문의 통로이고, 창작자의 개성을 창작자의 의도대로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장치라고요.  


이 말을 듣고 저는 더 움츠러들었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소리 없이 남들에게 퍼지는 소문이란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를 화살의 다른 말 같았고, 창작자의 개성을 창작자의 의도대로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가진 것 이상의 과장이 마음껏 허용되는 공간이라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졌으니까요. 그래서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가만히 두면 어떻게 되는지 예측할 수 있으면서도 굳이 경험하고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결과는?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콘텐츠가 가진 주제가 굉장히 참신하고 특징적이며 이전에 없던 무언가가 아니라면  콘텐츠에 들인 노력이 어떠하건  자체로 단시간에 소문의 한가운데 서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러면 노력이라도 홍보를 해야 하는 노력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한 진입 장벽이   높아졌달까요.  돈을 써가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하는 결심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저는 바로 이것이 그때와 지금이 가장 다른 지점이라고 느꼈습니다. 10 전에는 콘텐츠 자체에 대한 홍보에 몰두했다면 지금은 콘텐츠 자체뿐만 아니라 이것을 만든 배경과 사람의 스토리도 중요해진 것이지요.


남들은 이미 다 아는 이야기, 저는 이제야 겪고 납득했습니다. 그래도 소리 없이 퍼지는 소문에 대한 두려움은 다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이 책에 대한 소문이 제가 두려움을 극복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잔잔하게 퍼져서 유행과 소용에서 벗어나 있지만 오래도록 회자될 씨앗 같은 이야기로 남길 바랍니다.


조만간 출간될 슬금의 두 번째 책은 대세를 좀 더 충실하게 따르면서도 정직하게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동네 미용실 원장님이 우리 엄마는 아니지만>은 펀딩이 끝난 후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서 만나보실 수 있도록 계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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