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과 행동을 해도 대상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인다.

같은 대상이나 상황이라도 수용의 깊이는 다르다.

by 이유미

말이라는게 주는 뉘앙스는 참 복잡 미묘한 것 같다. 어떤 상황, 대상이 했는지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그 결과가 달라지니까. 만약에 아주 활발한 사람이 장난식으로 개그를 치면서 상대의 어떤 말에 익살스럽게 맞받아쳤다고 해보자. 그런데 반대로, 평소에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위와 같이 행동했다면? 아마 상대는 "어? 이 사람 갑자기 왜 이러지?" 라고 생각하면서 한껏 당황했을 것이다.


상황과 대상에 따라서 분위기와 뉘앙스, 말과 행동의 영향력이 달라지는건 왜일까? 보통 사람들은 상대를 마주할 때 언어적인 것으로만 판단하는게 아니라, 비언어적인 것을 매개로 많은것을 서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몸짓이나 제스처, 눈빛, 표정, 말투 등 무수히 많은 비언어로 상대방이 자신의 의도나 마음을 알아채주길 바라고 그 상대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험담을 예로 들면, 예전에 보컬모임을 하던 중에 어떤 사람에게서 이러한 말을 들은 적이 있어 아직도 머릿 속 한편에 인상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내가 평소에는 늘 조용하고 차분하며, 딱 '할말만 하는'사람이었는데, 술자리에서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외향형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나머지 나 스스로의 분위기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은 말을 했더니 그 사람이 "누나, 술 취했어?"라고 하는 것이다. 정말 웃지 못할 일이며, 사실 속으로는 다소 황당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서 다음 교훈을 얻게 되었다.


"아, 나에게 맞는 색깔이라는 게 있고, 그 아무리 누군가를 따라한다고 해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보컬 모임이라는 특정 상황을 예로 들었지만, 우리는 사실 수많은 관계와 상황, 집단 안에서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또 표현해야 한다. 또, 그 표현한 부분을 받아들이는 상대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수용할지도 예측하기 힘든 일이고 말이다. 가끔씩은 상대의 반응을 통제할 수 없어 긴장되기도 하고, 내가 어떤 부분을 실수하거나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았을지 자책도 하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누군가에게 어떤 '모습'으로 투영되어 비춰지는 건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이렇게 무수한 언어, 비언어적 상호 교류로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고, 또 자신과 상대의 생각이나 감정, 전하고자 하는 의도 등 복잡미묘한 것들을 전달하면서 신뢰와 교류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또, 같은 말이나 행동을 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상대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시각이 달라질수도 있다. 그래서 언어와 시간의 깊이, 관계의 양상은 어느 것 하나 예측할 수 없어 신비하고 다채롭기까지 하나보다.


다양한 언어로, 사람마다 다른 해석을 빚어내면서 우리는 각양각색 다채롭게 자신의 관점에서 그 사람을 바라보고, 또 상대는 자신에게 투영된 모습대로 자신의 모습을 발현시키며 풍성한 관계를 만들어낸다.


지금, 우리 앞에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 인연들에게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으며, 또 나는 누군가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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