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지만, 꾸준히'의 힘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95년도'에 발매되었던 패닉의 '달팽이'라는 노래가 있다. 여기에 보면, 가사 중 이런 소절이 나온다.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중략 <내 모든 걸 바쳤지만 이젠 모두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흩어지고 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모두 잊게 해줄 바다를 건널거야>
이 가사의 의미에 잠겨보면, 가장 바쁘고도,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 한 명 한 명의 존재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아서 더욱 애잔하게 느껴진다. 비록,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영역과 환경 안에 있지만, 내 힘이 닿는 데까지 고군분투하여 이 모든 역경과 어려움을 이겨내, 내 꿈을 크고 원대하게 펼쳐서 수놓을 수 있는 드넓은 바다를 만날거라는 말. 어쩌면 각박하고 끝없는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개개인에게 해주고 싶었던 메시지는 아니였을까.
너무 "빨리빨리' '남과 비교해서' '효율성으로' 라는 키워드가 주는 함의는, 비록 가장 단시간 내에 최적의 효과나 결과물을 내게 해주는데는 혁신적인 공을 세울지 몰라도, 자칫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 '속도' '효율'에만 매몰되다 보면, 우리가 인생을 살아오며 고유한 색깔으로 빚어온 파노라마가 무지개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빛나야 하는데, 한 색깔이 전체를 뒤덮어버리는 기현상이 일어날수 있다. 그래서, 조금 더 천천히, 유연하게 생각하고 보고, 들으며,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뜻을 건네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나를 돌보면서, 꾸준히 천천히 나아가는 힘은 생각보다 놀라운 힘을 우리에게 안겨다준다. 매일 매일, 무언가를 해나가는 힘은 단순히 '무언가를 했다'는 느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내가 스스로 세워놓은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을 향해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가는 것. 그 지점이 우리는 인생에서 더 견고히 쌓아나가야 할 이정표가 되어준다.
드넓은 바다를 향해 하루 하루 이 땅의 현실을 마주하고 한 발씩 나아가는 우리들의 여정은 생각보다 고되지만, 그 길이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은 이유는 우리가 쌓아올린 위대한 결과물보다는, 그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 힘들고 지치지만 인내하고, 또 기다려서 얻게 된 소중하고 값진 경험들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늘 하루도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뒤쳐졌다고 남 눈치보지 말고 묵묵히 내 페이스대로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