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학교 학비 결제, 그리고 서울행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호주 학교 학비 인보이스 메일이 도착했다. 매일같이 메일함을 확인하고 있던 중 또 스팸메일함에 잠자고 있던 호주 교육청 메일을 끄집어냈다. 그래도 다행히 그날 아침에 온 따끈따끈한 메일이었다. 나는 메일을 확인하자마자 가지고 있던 신용카드로 아이의 학비를 결제하고는 결제 영수증을 바로 유학원에 보냈다.
사실 학비를 결제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카드결제와 계좌 송금이 그것인데, 카드 결제는 바로 결제가 되고 처리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수료가 다소 세게 붙는다는 단점이 있고 송금은 그 반대이다. 나는 얼른 처리해야 그다음 단계인 비자 신청을 할 수 있어서 고민 끝에 카드로 결제하기로 했다.
(그런데 다른 비용 때문에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니 다음 날 금액 송금이 되었다는 확인을 받았다. 생각보다는 빠르게 전송되긴 하는 것 같다.)
유학원에서는 그다음 절차인 비자 발급을 위한 서류를 요청했다. 비자 발급 시 필요한 서류에는 영문잔액증명서 1부, 영문재직증명서 1부, 영문범죄기록조회서 1부, 학생과 가디언의 유학 계획서 1부 등이 필요하다.
우선, 호주에서 생활할 여건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잔액증명이 필요했는데 잔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비자 발급에 유리하다고 한다. 유학원에서 요구한 만큼의 현금을 갖고 있지 않아 은행에서 일정 금액을 대출받기로 했다. 잔액 증명서를 처음 발급받아 보니 알게 된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증명서를 발급하고자 하는 날짜 하루 전까지의 잔액만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출금액이 나오는데도 약 이틀의 시간이 걸렸고, 증명서를 발급하는데도 결과적으로 하루가 더 필요했다. (이 잔액증명서는 각 은행 온라인뱅킹에서 온라인발급이 가능하고, 실제 영업점을 방문하면 당일 잔액증명 발급도 가능하다.)
두 번째로 필요한 범죄기록조회서는 경찰청 홈페이지에서, 그리고 재직증명서는 직장에서 쉽게 발급이 가능했다.
그런데 비자 발급 신청을 위해서는 이런 서류들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학생비자와 가디언비자 모두 호주 당국에서 지정한 병원을 통해 받은 건강검진 결과가 필요했는데, 우리나라에는 서울에 3곳(종로 삼육병원, 강남 세브란스, 연세 세브란스), 부산에 1곳(백병원)이 지정되어 있었다. 병원 검진 특성상 주말엔 예약하기가 어려워 하는 수 없이 이번 주 금요일인 11월 1일에 하루 휴가를 내기로 했다. (제제는 학교에 현장체험학습신청서를 제출했다.)
하루라는 시간이 주어지자 당장 검진받을 병원 예약과 동시에 서울행 교통편을 알아봐야 했다. 다행히 집 근처에 센트럴 고속터미널로 가는 고속버스 터미널이 있어서 버스표를 예매해서 서울로 가볼 생각이었다. 버스 예매는 하도 오랜만이라 어찌해야 찾아보니 티머니go 어플로 간편하게 할 수 있었고, 다행히 이번 주 금요일 아침 출발 버스는 여유 있었다. 나는 오전 8시로 버스표를 예매했다.
서울에서 대전으로 내려오는 교통편이 문제였는데, 버스를 타자니 금요일 오후 퇴근시간과 맞물려 막힐 것이 염려되었다. 나 혼자 가는 것이라면 전혀 고민 없이 버스로 예매를 했을 텐데 제제와 함께 가다 보니 올 때는 기차를 타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기차를 타려고 보니 오후 기차들이 죄다 매진이었다. 오늘이 월요일인데 벌써 금요일 오후 기차 편들이 다 매진이라니 조금은 황당했지만, 그나마 용산에서 출발해서 서대전으로 오는 17:48 기차를 겨우 예매할 수 있었다. (이 기차 편은 서대전역이 종착역이라 그래도 예매가 수월한 듯했다.)
서울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2가지였다. 첫 번째로 VFS Global 센터에서 진행하는 생체(얼굴 사진, 지문 수집 등) 수집을 해야 하고, 두 번째로 호주 이민성에 보내야 하는 건강검진 결과를 발급받기 위한 우리 둘의 건강검진이었다.
VFS(Visa Facilitation Services) Global 센터는 이태원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나라로 비자를 신청하려는 사람들의 생체를 수집하여 해당 국가로 정보를 제공하는 센터였다. 이 생체수집 예약은 유학원에서 진행해 주기로 하고 오전 중에 잡아준다고 했다. (수요일쯤 비자신청을 하고 그 뒤에 예약이 가능하다고 한다.)
정확한 시간은 아직 모르지만 오전에 예약을 해준다는 이야기를 사전에 듣고, 나는 서둘러 건강검진을 예약하기로 했다. 어차피 돌아올 때는 기차를 이용할 예정이라 강남이 아닌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예약하기로 했고, 시간은 14시 20분으로 잡아 두었다.
이것저것 하루종일 알아보고 예약하다 보니 너무 정신이 없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방에도 가까운 곳에 이런 센터나 병원이 있었으면 더욱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평일에 아이와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최대한 하루 일정 안에서 2가지 사안을 처리하려다 보니 동선을 짜는데 더욱 머리가 아팠던 것 같다. 아무튼 필요한 준비물을 잘 알아보고, 어렵게 낸 하루의 시간 동안 해야 할 일들을 잘 마무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