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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Jan 03. 2017

JTBC ‘신년특집 토론’ 어벤저스 패널의 명암

종합편성채널 JTBC ‘신년특집 토론-2017 한국 어디로 가나’가 종편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쟁쟁한 패널들의 토론 수준은 최고에 걸맞지는 않았다.             


지난 2일 오후 9시10분부터 방송한 ‘신년특집 토론’의 시청률 11.894%(닐슨코리아, 전국유로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뉴스룸’의 자체 최고시청률 10.96%를 뛰어넘는 기록이면서 종합편성채널 모든 프로그램을 포함해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손석희 앵커의 진행으로 열린 이날 토론에는 차기 대권에 도전할 잠룡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 ‘썰전’의 패널이기도 한 진보·보수진영의 대표 논객 유시민 작가, 전원책 변호사가 패널로 참여해 민감한 정치·사회 현안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明- 유승민 유시민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은 집중포화 대상이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비선실세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새누리당 출신이면서 과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시절, 1년여 가까이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유승민 의원은 이재명 시장의 직설적 비판과 질의, 좌파에 가깝다는 복지 관련 전원책 변호사의 강력한 질타에도 별반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경제전문가답게 복지에 대한 철학이 돋보였다.

하지만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안보관을 고리로 한 색깔론 공세, 박대통령 비선에 관한 해명에선 기존 모호하게 한발 빼는 듯한 입장을 답습했다. 이날 유승민 의원의 토론을 처음 지켜본 시청자라면 견고한 논리와 이성적인 모습, 겸손한 자세로 인해 좋은 점수를 줬을 만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가장 바빴다. 진보진영의 이재명 시장, 보수진영의 전원책 변호사의 격한 발언을 달래가며 분위기를 환기시키느라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와중에 같은 편의 이 시장을 향해서는 “못되게 말을 한다”, 전 변호사에게는 “‘진짜 보수는 (상대방 말을)잘 안 듣는구나’란 생각을 들게 한다”는 사이다 발언을 터뜨려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박 대통령의 직무 태만,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꼼수 기자회견에 대해 정확하게 비판했다. 타 주제의 분석과 전망에서도 특유의 통찰력과 예리함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유승민 의원에게 “태권도로 치면 큰 기술을 안쓴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 이재명 시장에게는 “감정조절에 이상이 없느냐”는 촌철살인 질문을 했다. 



暗- 전원책 이재명

전원책 변호사는 이날 토론으로 인해 논란의 주인공으로 일약 떠올랐다. 그의 장점은 건전한 보수의 정체성을 비타협적으로 추구하는 점에 있다. 변호사답게 해박한 법률지식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분야에서도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논리적인 언변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버럭’하는 악습이 이번 토론에서 여실히 재현됐다.


이재명 시장의 ‘정치적’ 언행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이전 방송프로들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이날 이재명 시장 발언을 들을 때부터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던 그는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라” “그런 엉터리 데이터 가지고 말하면 안 된다” “그러면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는 거다”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상대의 말을 자르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사회자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독선적 태도로 일관했다.             

같은 변호사 출신인 이재명 시장은 유승민 의원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무례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었다. “듣기 좋은 말을 많이 하지만 다수 약자에게 피해가 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가짜 보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신당 창당을 보며 또 거짓말하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안보를 악용한 대표적 집단이 새누리당이다”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해 그들과 다르다는 건 신분세탁이다” “문재인 대표에게 종북몰이를 했다”고 질타를 이어갔다.


이 시장은 촛불집회를 거치며 유력한 대선주자로 급상승했다. 행정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은 것과 더불어 선명한 노선과 속이 뻥 뚫리는 거침없는 발언 덕분이었다. 하지만 대중을 상대하는 현장과 토론 프로그램에서의 애티튜드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자격을 갖춘’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 없이 자신의 생각을 직설하기만 한다면 ‘배설’에 다름 아니다. 그에게 덧씌어진 '가벼움' '불안한 후보'란 꼬리표를 떼어낼 좋은 기회였으나 결과적으로 아쉬운 한판이었다. 



사진제공=JTBC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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