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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Feb 26. 2018

[인터뷰] '리틀 포레스트' 김태리,

청춘에게 전하는 힐링 메시지 ①



배우 김태리(28)는 ‘대세’라는 단어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다. 지난 2016년 영화 ‘아가씨’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한 그는 연달아 ‘1987’에서 새침한 여대생으로 변신, 너른 스펙트럼을 입증하는 인상적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영화계 핫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그리고 다가오는 봄, 김태리는 새 영화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로 또 한 번 자신의 역량을 드러낼 채비를 마쳤다.


김태리는 ‘리틀 포레스트’에서 주인공 혜원 역을 맡았다. 일과 사랑, 그 어느 것도 제대로 되는 일이 없어 고향인 시골마을로 내려온 혜원은 오랜 친구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함께 고요한 일상의 사계절을 보내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최근 포기와 체념이 익숙한 청년들의 사연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내면서 관객들에게 따스한 힐링을 선사한다.


“사실 제가 나온 영화들은 부끄러워서 잘 보지 못하는 편이에요.(웃음) 그런데 ‘리틀 포레스트’는 보면서 내내 훈훈함으로 마음이 가득 찼던 것 같아요. 저 또한 청년이잖아요. 공감이 안 될 수가 없었죠. 혜원이는 특히 독립적이고 혼자 살아가는 것에 자부심이 큰 친구 같은데, 저도 그렇거든요. 그렇게 살다보면 일상에서 힘듦을 느낄 때가 있어요. 대부분의 분들이 그러실 테지요. 이 작품이 그분들께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리틀 포레스트’는 근래 보기 드물게도 조용조용한 서사가 러닝타임 내내 이어진다. 자극적인 요소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유기농영화다. 보는 관객입장에선 편하게 감상할 수 있지만, 기승전결이 없어 직접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선 쉽지 않은 연기였을 것이다.


“봄 여름 가울 겨울이 이어지는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감정은 계속 반복이었지요. 처음에는 ‘혜원이는 이때 이런 기분이고, 일상을 이렇게 보낼 거야’라는 식으로 탐구하면서 바라봤어요. 그러다보니 한도 끝도 없이 깊은 생각을 하더라고요. 영화는 힐링인데, 배우가 무겁게 연기를 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자꾸 비워내려고 노력을 했어요. (류)준열 오빠, (진)기주 언니와 소통하면서 톤을 맞춰 갔습니다.”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이 만화를 각색한 동명의 일본영화도 큰 히트를 쳐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를 양산했다. 비슷한 서사,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이 이미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담이 될 법했다. 하지만 김태리는 한국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캐스팅이 되고나서 원작 만화를 봤어요. 여백이 많고, 자연의 흐름과 풍경을 섬세하게 조명했더라고요. 느낌이 참 좋았어요. 그런데 저희 영화는 한국 관객들의 취향에 맞게 각색이 참 똑똑하게 잘 됐지요. 요리도 바꿨고요, 인물의 관계를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잘 설정하신 것 같더라고요. 조금 더 보편적인 청년의 삶, 그리고 보편적인 위로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태리는 ‘리틀 포레스트’에 대해 “시청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짧은 소감을 정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이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도 살짝 귀띔했다.


“참 소리가 좋은 작품이에요. 특히 바사삭 거리는 튀김 소리가 좋아요. 또 자연 소리가 참 좋아요. 여름 시퀀스로 넘어갈 때 ‘맴맴’ 거리는 매미 소리가 무척 흐뭇하죠. 물론 실제 촬영할 때는 고생했어요. 저희가 곤충을 함부로 쫓아내거나 하지는 않아서, 조감독님이 계속 발을 동동 거리시면서 ‘저리 좀 가!!’라고 거의 우실 정도였어요.” 





사진 최교범(라운드 테이블)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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