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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Apr 03. 2018

김생민 ‘성추행 파문’,

대중은 왜 유난히 그에게 차가울까



2008년 한 프로그램 회식 자리에서 김생민이 스태프 A씨를 성추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연예계 안팎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BS 특채 개그맨으로 1992년 데뷔한 그는 지난해 리얼 재테크 이야기를 들려주는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이 이례적인 인기를 모으며 제1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 김생민은 연예계 퇴출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현재 김생민이 고정, 혹은 패널 형식으로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을 비롯해 10개에 달한다. 그의 하차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등장한 기류를 봤을 때 사실상 방송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앞서 ‘미투’ 가해자로 폭로된 연예인들 역시 비난을 받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김생민에 대한 분노는 그 결이 다른 느낌이다. 누구보다 빨리 사과문을 내고 잘못을 시인했지만 왜 그에 대한 여론은 더욱 차가울까?


김생민은 1997년 ‘연예가중계’, 1998년 ‘출발! 비디오여행’에 합류해 꼬박 20년이라는 세월을 매 주말 시청자들과 만나왔다. 전성기가 도래하기 이전부터 대중에게 그는 이미 친숙한 연예인이었다. 급변하는 방송가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우직함이 성실함으로 느껴졌다.


전성기와 함께 몸값이 대폭 상승했음에도 오래 인연을 이어온 프로그램을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연예인답지’ 않게 수줍음 많고 소심한 성격이 드러나며 이런 면모가 하나의 캐릭터로 굳혀졌다.


             

사진=MBC '전지적 참견 시점



대형기획사인 SM C&C에 합류한 후에도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직원 포인트에 집착하고, 리터당 주유비를 계산하는 일상이 전파를 타며 소시민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 호감을 얻었다.


이런 짠내나는 씀씀이에도 아내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김생민은 tvN ‘짠내투어’ 오사카 편에서 아내를 떠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자기 자신을 위한 물건을 고르는 타 출연진들과 달리 김생민은 아내의 선물을 사고자 했다.

평소에는 십 원 짜리 한 장 허투루 쓰는 일이 없었지만 아내의 선물을 사면서는 흥정을 하지 않았다. 되레 ”소비를 하니까 엄청 기쁘다“라며 기쁜 얼굴을 드러냈다. 앞서 김생민은 결혼기념일에 명품백을 선물한 일화 역시 그의 팬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다.


             

사진=tvN '짠내투어'


그러나 지금까지 대중에게 받은 사랑은 그를 둘러싼 성추행 파문과 함께 역풍이 되어 돌아왔다. 성실한 그의 이미지에 방송 스태프를 연예인이라는 특수 권력이 작용해 일어난 해당 사건은 실망을 넘어 분노로 번졌다.


김생민은 ‘미투’ 폭로 보도 당신 소속사를 통해 “그 당시, 상대방이 상처를 받았다고 인지하지 못했고 최근에서야 피해 사실을 전해 듣게 됐다”며 “너무 많이 늦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 분을 직접 만나 뵙고 과거 부끄럽고, 부족했던 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 드렸다”고 전했다.


사건의 경중을 떠나 대중은 이제 김생민을 더 이상 미디어에서 만나고 싶지 않아 하고 있다. 마치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했기에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 그의 성추행 파문이 그에 대한 믿음을 배신감으로 반감시키고 있다.



에디터 강보라  mist.diego@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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