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재밌을까? [종합]
tvN 새 예능 '숲속의 작은집' 제작진이 불안감과 자신감이 공존하는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의 출발을 알렸다.
tvN의 인기 프로그램 '윤식당'의 후속이자, 상반기 시청자들의 힐링을 책임질 '숲속의 작은집'이 오는 6일 첫 방송한다. 방송을 앞둔 4일 오후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숲속의 작은집'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나영석PD, 양정우PD를 비롯해 소지섭, 박신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숲속의 작은집'은 숲속에 고립된 채 생활하는 출연진들의 미니멀 라이프를 통해, 바쁜 도시 삶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여유롭고 소박한 하루하루의 아름다움을 전파하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진들은 선뜻 도전이 어려운 현대인들을 대신해 공공 전기, 수도, 가스가 없는 '오프 그리드' 라이프는 물론, 매일 주어지는 특별한 미니멀 라이프 실험들을 수행한다. 나영석PD는 미션에 대해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이런것도 해보고 저런것도 해보고,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아주 조그마하고 소소한 것들을 우리 피실험자들이 대신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신혜와 소지섭이 각각 피실험자 A, B로 나서 나무와 넓은 들판으로 둘러싸여, 속세와 단절된 듯한 작은 집에서 고립된 생활을 공개한다. 나영석PD는 박신혜와 소지섭의 캐스팅에 대해 "조용한 다큐 컨셉의, 재미없고 시청률이 나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이걸 누가 볼까 싶어 회의를 했다. 그때 박신혜씨가 이런 프로그램을 하면 너무 보기 좋을 것 같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신혜씨가 안 한다고 하면 이 프로그램을 접고 '윤식당' 후속이나 개발하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30분만에 박신혜씨가 전화해서 '저 거기서 살고 싶어요!'라고 했다. 그때 우리가 용기를 얻었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반면 소지섭에 대해서는 "근데 소지섭씨는 두번 전화해도 안한다고 했다"라며 상반된 답변을 내놓아 폭소를 자아냈다.
대중에게도 재미없기로 소문난 소지섭을, 안 그래도 조용한 '숲속의 작은집'에 섭외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영석 PD는 "그 정도로 재미없기로 유명한 사람인줄은 몰랐다. 제가 옆에서 지켜본 바에 따르면 재미없지는 않다"고 소지섭을 대변했다.
이어 "소지섭은 왜 이렇게까지 사는 거냐고 질문할 사람이 아닌 것 같서 선택했다"며 "고립이 괴로움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비춰졌으면 좋겠는데, 지섭씨는 잘 즐겨줘서 올바른 캐스팅을 한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나영석 PD는 박신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일단 이 프로그램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신 분이다"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미니멀리즘이라는 주제와 박신혜씨가 굉장히 동떨어진 성향을 갖고 있는 점이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내일 모레 첫 방송이 나올텐데, 두분의 짐을 한번 비교해보시면 명확히 알게 되실 것 같다. 짐의 양이 10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예고해 좌중을 웃겼다.
반면 소지섭에 대해서는 "지섭씨는 이미 그렇게(미니멀하게) 살고 계시더라. 제가 보기엔 거의 스님의 삶이었다"라고 말해 폭소케 했다. 이어 "저렇게 사는 것도 심심하고 재미없을 것 같지만, 이미 그것만으로도 완결성이 있어 보인다. 소지섭씨의 생활을 지켜보면서 시청자 여러분도 느끼게 되는 면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나영석 PD는 프로그램 소개를 하며 '모든 사람들은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많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나PD는 "우린 너무 많은 사람들과 연결돼 있다. 하루만 휴대폰을 안보면 카톡이 수십개씩 와있다. 한번쯤 '이 모든 연결을 다 끊고 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관계망을 하루, 이틀만이라도 끊고 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단 저만의 생각이 아니라, 도시에서 살아가는 모든 시청자분들도 그렇게 느낄 것 같았다. 그 어려운 도전을 우리가 대신해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조용한 숲속에서의 나홀로 생활에 도대체 어떤 재미를 찾아볼 수 있게 될까. "분명히 재밌어 보이려고 만든 프로는 아니"라고 말한 나영석PD도 '재미'만큼은 보장하지 않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나PD는 "우대신 리는 자연의 소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주가 되는 프로를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심심해보일 수 있을 거다"라고 설명한 뒤 "금요일밤에 자기 전에 틀어놓고 조용히 잠들기 좋은 프로가 아닐까"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나영석 PD는 "금요일 밤이 어느새 시청률 격전지가 됐다. 너무 쟁쟁한 프로가 많아 살아남기가 힘들다"라고 말하면서도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은건 다양한 프로가 금요일에 나오는데, 조용히 자연의 소리와 정화되는 풍경으로부터 행복을 찾는 출연자들을 보면서 시청자분들도 힐링하셨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사진 지선미(라운드테이블)
에디터 이유나 misskendrick@slist.kr